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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버스데이'를 아시나요?

생일 축하합니다~하는 그 'Happy birthday'가 아니고요,

농촌과 도시민을 엮어주는 그야말로 행복한 농촌체험 버스를 타는 날인 'Happy Bus Day'랍니다.

 

 

게다가 전액 무료라는데, 이 사업이 2013년부터 이어지고 있대요.

이럴수가!!

전 지난 주에 처음 알았거든요.

그것도 저희가 운좋게 참여했던 덕바위 마을 체험에 자리가 남았다는 소식을 듣고서요.

 

 

음.. 서울을 중심으로한 수도권은 이미 소문이 자자하여 경쟁이 치열하다는데,

올 여름에는 충청권에서도 그 혜택을 누려볼 수 있게 계획하셨대요.

 

 

저 같이 몰랐던 분도 필시 많으실 겁니다.

해피버스데이 선생님께서도 그러셨어요.

"아직도 모르는 분이 더 많으니, 저희가 더 노력해야지요."

와~~ 이렇게 진심이 느껴지다니!!

 

참, 해피버스데이 사업에 대해 간단히 소개할게요.

돼지를 키우는 농가가 있다면요, 그게 1차 산업이고요.

그 돼지를 이용해 햄을 만들어 판매하신다면 2차 산업이고요.

수제햄을 만드는 체험 캠프를 운영하신다면 3차 산업이래요!

 

1+2+3 혹은 1x2x3,

요렇게 각 산업 단계를 더하거나 곱해도 모두 6이 되니,

요즘 우리의 농촌이 '6차 산업화' 되고 있다 합니다.

 

아셨나요?

학창시절에 생산하면 1차, 가공판매하면 2차, 관광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면 3차 산업이라고 배웠는데

이제 6차 산업이라니, 또 새로운 걸 하나 배웠습니다.

 

저처럼 농촌의 '변신'을 전혀 모르는 도시민들과 그 농가를 직접 이어주는 프로그램이 바로 해피버스데이래요.

직접 보고 느끼고 즐기고 싶어도 어찌해야 할 지 막막한 도시민들에게 찾아갈 '곳'부터 '무엇'을 경험하게 될 지까지

친절하게 풀어주는 것이 바로 해피버스데이랍니다. 

완전 고마운 프로그램이죠?

 

갑작스레 기회가 닿게 된 저희는 충청남도 논산시 덕암리에 있는 '덕바위마을'을 다녀왔습니다.

원래 천안/아산지역 대상이었는데, 대전시청으로 집결지가 바뀌어서 정말 좋았지요.

저같은 뚜벅이도 함께 할 수 있었답니다.

현장체험신청을 내기에도 이미 늦어버려서 선생님께 양해를 구하고 1교시만 했지요.

책가방을 멘 채로 헐레벌떡 달려왔더니,

노란색 고운 티셔츠와 물이랑 빵이 든 에코백을 선물로 주셨어요.

대전에서 1시간 거리인 덕바위 마을에 도착하니,

우와!!

젊고 자~~알 생기신 농부아저씨께서 맞아주십니다.

간단한 마을 소개를 듣고 첫 체험인 옥수수를 따러 나섰지요.

가는 길목마다 보이는 것들이 다 신기합니다.

아직 노란꽃이 떨어지지 않은 아기호박에

지민이랑 키재기하는 참깨까지.

지민이 분발해야겠죠?^^

이 너른 옥수수밭이 저희 일행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옆 동네에서 일손 도와주러 오신 아저씨도 젊은 농부십니다.

신기방기!

농촌에 젊은이들이 없어서, 공주에 자리잡은 유홍준 교수님도 '청년회원'이라고 하시던데

이 곳에는 젋은 농부들이 많이 계신가 봅니다.

어쩐지 든든하지 않으세요?

농부아저씨의 설명을 들으며 드디어 입성한 옥수수밭!

모기에 땡볕까지, 채 30여 분이 되지 않는 시간동안 옥수수를 따는데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한여름내내 일하시는 농부님들, 존경합니다!!

짜잔!

지민이의 첫 옥수수!

겉껍질을 떼고 기어코 먹어 본 생옥수수!

정말 맛이 없다네요. ^^

실은 지민이는 옥수수를 그닥 좋아하지 않는데 엄마랑 오빠가 잘 먹어서 열심히 따 주었답니다.

고마워~~ 이쁜 딸!

우리가 제대로 먹을만한 열매 하나를 얻기 위해 하나의 옥수수대에는 단 한 개의 열매만 키운답니다.

암꽃마다 열렸을 아기 열매들을 일일이 다 떼어냈을 그 손길들을 생각하니,

옥수수 하나하나가 다 귀하게 여겨졌습니다.

열매를 딴 옥수수대는 발로 쓰러뜨려놔야 다음 작업을 하기 좋답니다.

은근히 기술과 힘이 요하는데, 나름 스트레스 해소도 되더군요. ^^

와~~ 빽빽하게 서 있던 옥수수대들이 다 바닥에 깔렸네요.

지민이 것과 제 것, 두 개의 망이 빵빵해지도록 열심히 옥수수를 땄는데

너무 무거워서 막상 어찌 들고 가나 싶었죠.

그 때 '짜잔!'하고 등장한 트럭!

옥수수와 아이들을 싣고 먼저 슈웅 출발했습니다.

출발 전에 지민이가 얼마나 무서울지 걱정근심에 빠졌습니다.

그러나!

출발하자마자 하하하하하!!

도시에서는 상상할 수도 없는데, 트럭 짐칸에 탄 아이들은 마냥 신나서 큰 소리로 웃고 떠들었습니다.

아~~ 부러워라~~

그 뒤를 따르며 찬찬히 마을을 둘러보니, 아늑하고 조용합니다.

예뻐서 살고 싶더이다.

저희보다 먼저 옥수수가 와 있죠?^^

와~ 진수성찬이죠?

또 먹고 싶네용..

열심히 옥수수를 딴 저희를 위해 정성스럽게 마련해 주신 점심상입니다.

세상에서 두 번째로 갈비탕을 좋아하는 지민이는 밥을 두 공기나 싹싹 비웠지요.

"엄마, 정말 맛있다, 그치?"

연신 제 눈을 맞추면서 어찌나 맛있게 먹던지요.

든든하게 밥을 먹었으니, 인증샷 찰칵!

찍고서 어디로 향했을까요?

연꽃이 참 예쁩니다.

궁남지 부럽지 않은 이 연못 앞에 미꾸라지 둠벙이 있습니다.

아이들이 잡을 수 있게 미꾸라지를 풀어주시는데, 더 쉽게 잡으라고 평소보다 절반만큼만 물을 채우셨대요.

발목에 감기는 시원한 느낌, 여기 농부님들은 센스쟁이들이십니다.^^

간단히 설명을 듣고 모두들 둠벙에 뛰어들어 미꾸라지를 잡습니다.

눈을 빛내며 미꾸라지를 잡는 강지민!

아, 여기서 퀴즈!!

미꾸라지 수염은 몇 개일까요?

10개!랍니다.

또 배웠습니다.

수컷이 더 색이 진하고요.

참, 수컷이 알을 이고 다니는 물자라도 실물로 처음 봤습니다.

책에서만 보던 자연을 직접 만나는 감동, 아실랑가요?

열심히 미꾸라지를 잡고 관찰한 다음 향한 곳은 아이들이 제일 좋아하는 물놀이장입니다.

깨끗하고 너른 곳이라 입소문이 났는지 그날도 어린이집 아이들이 올망졸망 모였더라고요.

아이들이 물놀이할 동안 어른들이 쉬거나 짐을 놓고 간식을 먹을 수 있는 평상도 많이 있었습니다.

물놀이장에 바로 뛰어든 아이들 왈, "물이 짜요!"

아~ 동해안 소금을 이용해 만든 인공해수풀이라네요.

락스 같은 소독약은 전혀 안쓰고 정기적으로 청소하셔서 깨끗하더군요.

이 곳을 찾는 모든 아이들을 '내 아이처럼' 놀게 해주시는 덕바위마을 분들의 마음이 마구 전해졌습니다.

물놀이장은 두 곳으로 나눠져 있는데요, 두 곳 다 깊지 않아 안전합니다.

안전!!

정말 중요하지요!

평소에는 막내라서 온갖 어리광을 다 부리는 지민이가 처음 본 동생을 살뜰하게 챙겼습니다. 친오빠가 샘낼 만큼요.^^

어느새 친해진 아이들끼리 스스럼없이 어울려 신나게 놀았습니다.

정말 부럽네요!

또한 이것 역시 해피버스데이 의 선물이겠지요.

에어바운스 미끄럼틀이 있는 곳은 더 얕아서 꼬맹이들이 놀기 좋답니다.

그리고 엄마 아빠 대부분이 아이들에게만 물놀이하라며 쉬었는데, 해피버스데이 선생님께서 아이들을 데리고 재밌게 놀아주셔서 더 즐거워하더라고요. 정말 고생 많으셨어요~

물놀이장 근처에는 와~

초록색 풀밭이 펼쳐진 캠핑장도 있고요, 미술놀이활동을 할 수 있는 공방도 있더군요.

농촌하면 모내기하고 농약뿌리는 장면만 떠올렸는데, 이렇듯 아기자기한 공간으로 채워져 있더군요.

이제는 우리가 헤어져야 할 시간!

안나오려고 지민이가 도망 다닙니다...ㅠㅠ

엄마도 있고 싶었다우~

정말 아쉬워 하는 아이들을 끌고 나와 따뜻한 물로 씻기고 마무리를 했답니다.

이날의 체험을 진지하게 평가하는 시간.

함께 한 가족들끼리 돌아가며 소감도 나눴답니다.

"엄마, 정말 잘 왔지? 그치?"

집에 돌아가는 길에 버스정류장에서 저희 꼬맹이가 몇 번이고 물어봤습니다.

정말 정말, 재밌고 알찬 하루였답니다.

 

해피버스데이 의 선물, 또 기대 되네요~~

http://happybusday.tistory.com/에서 그 소식 확인할 수 있고요,

다음 여행지는 청주 청원목장이라네요.

기대만발이요!!